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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 해당되는 글 2건
2008. 8. 12. 20:49
결혼하시기 전에 장비 마련 많이 해 두세요...
결혼하시면 자의반 타의반 필요한 것들 사기 어렵습니다.

특히 마눌님에게 남편의 악기는 가정의 재정상태와 행복을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간주됩니다.
(물론 남편 경제력이 지나치게 뛰어거나, 마눌님이 음악을 정말 사랑는 경우면 얘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똑같은 기타를 왜 몇 대씩 사야 하냐? 한 대만 남기고 다 팔아라!
저 방바닥에 널려 있는 기계들 (이펙터) 은 왜 저렇게 많냐?
앰프가 왜 필요하냐 그냥 쳐도 소리나는 데 등등...

결혼 후에도 계속 방구석 기타리스트 생활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필요한 것들 다 사두세요...꼬옥~~~


P.S. 결혼하실 때 미친척하고 깁슨이나 팬더 한 대만 혼수로 사달라고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2008. 7.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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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kson Soloist SL-1 Cherry Sunburst


일렉 기타를 처음 잡은 때가 고등학교 2학년, 어언 16년이 지났다.
16년 간 기타를 친 셈인데, 지금 내 실력은 비참할 정도로 허접스럽다.
이 모두 체계 없는 연습, 끈기 부족, 열정 부족에서 기인한 바이다.

실력으로 치면 절대 누구에게 조언할 수준이 아니지만, 새로 기타를 시작하는 분들이 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며 몇 자 끄적인다.  (레슨을 받을 여건이 안 되는 초보분들만을 위한 내용이다.)

1. 집중 또 집중 또 집중

연습시간과 실력이 비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초보시절에는 무슨 일을 하든 집에 있는 동안 계속 기타를 붙들고 있으려 한다. TV 보면서도 치고, 음악 들으면서도 치고, 또 따로 연습을 하고..
난 주로 TV를 보면서 연습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만 낭비한 것 같다.
눈과 귀는 TV에 집중하고, 손만 기타를 치고 있었으니 무슨 실력이 늘겠는가...
피킹과 핑거링 타이밍, 운지는 제대로 되는지, 소리는 정확히 나는 지, 박자는 맞는 지 등 신경쓸 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딴짓을 하며 기타를 쳤으니 실력이 늘리 만무하다..

절대 TV나 라디오를 들으며 기타 연습하지 마시고, 또 이런 연습 시간은 전체 연습시간에 포함시켜서 스스로 "연습 많이 했다" 라는 위안을 주지 마시기를 바란다.

하루에 10분을 연습하더라도 딱 기타에만 집중해서 연습하시기를...

2. 음정, 박자, 리듬

음악을 구성하는 3요소는 음정, 박자, 리듬이다 (맞나?). 하지만, 초보 기타리스트들이 가장 무시하는 3요소이기도 하다. 카피에 급급하다 보니 정확한 음정과 박자에 신경쓰기 보다는, 빨리 그 곡을 비스무리하게 카피해서 친구나 애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제 박에 치고, 제 박에 쉬는 지, 초킹 음정은 맞는 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멜로디가 대충 비슷해 지고, 박자가 대충 맞아 들어가면 스스로 만족하고 만다.

당연히 카피를 꾸준히 하고, 오랜 시간 기타를 연주하게 되면 어느 정도 음정, 박자, 리듬을 맞출 수 있겠지만, 그건 어느 정도일 뿐이다. 차라리 초보 시절에 조금 지루하더라도 기본 박자와 리듬, 그리고 음정을 제대로 맞추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항상 앰프, 메트로놈, 튜너와 함께... 

기타 연습할 때는 가능한 앰프에 연결하고 치시기를 바란다. 같은 생톤이라도 앰프 연결했을 때와 아닐 때 많이 다르다. 앰프 연결하지 않으면 피킹 강약에 의한 차이도 못 느끼고, 음정과 박자의 정확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습할 때는 똘똘이 앰프에 헤드폰을 꽂고서라도 반드시 앰프를 연결하고 치시기를 바란다.

메트로놈은 크로매틱을 할 때 주로 많이 사용하고, 그 뒤에 조금 실력이 늘기 시작하면 멀리하게 된다. 귀찮고,
시끄럽고, 또 곡을 틀어놓고 따라치며 카피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굳이 메트로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스스로 박자가 어느 정도 몸에 익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메트로놈만 켜놓고, E 파워코드를 8비트로 계속 쳐보시기를 바란다.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박자가 밀리고 있는 것을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실력에 너무 자만하지 말고, 크로메틱, 스트로크 (쨉쨉이), 곡 카피 등 무슨 연습을 하든지 간에 지겹더라도 연습할 때는 항상 메트로놈을 켜 놓고 박자를 지키며 연습을 하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초킹과 비브라토 연습할 때는 반드시 튜너로 음을 확인하면서 연습을 해서, 정확한 주법과 음정이 귀에 익게 해야한다. 치는 사람은 모르는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음정이 틀리면 짜증이 지대로 난다. (TV에서 댄스가수들 Live 때, 음정 안맞는 것 들은 경험은 다들 있으실 거다. 그거 상상하면 된다. 짜증 지대로다!)    

3. 스피드와 화려함에 집착하지 말기.

어느 정도 주법을 익히게 되고, 쉬운 곡 1~2곡의 카피를 할 수준이 되면, 드디어 기타 키드들 저마다의 Dream 곡들을 카피하려 한다. (내가 배울 때는 Master of puppets...) "빨리 뽀대나는 이 곡을 쳐서 친구들에게 인정받아야지" 라는 욕심과 실력 상승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망 등이 결합이 되서 생기는 조급함인데,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기가 갖추어지고 차근차근 실력이 늘어가다 보면 당연히 빠른 곡, 어려운 곡, 화려한 곡 연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본기가 없는 상태에서 이런 어려운 곡들을 연습하게 되면 - 물론 일정 정도의 실력 향상은 있을 수 있겠지만 - 시간도 더딜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 못한 음정, 박자로 비스무리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될 뿐이다.

여러 기타 교본을 보면 아직도 70~80년대의 특정 몇 곡이 최종 과제곡으로 책 뒷부분에 실려 있다. Smoke on the water, Hotel California, Highway Star, Time, Europa 등. 어느 책에도 Somewhere over the rainbow, Master of puppets, Far beyond the sun, I'm alright 등이 실려 있지는 않다. 초보들에게 이런 곡들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굳이 오랜 시간을 들여서 그 곡들을 그 시기에 연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법의 다양성, 곡 구성 등 70~80년대의 Old한 음악들이 교과서가 될 수 있기에, 또한 기본기를 쌓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Rich Balckmore가 인터뷰 중에 "Smoke on the water의 Solo 부분이 너무 쉽다고 떠드는 놈들 중에 제대로 연주하는 놈 한 놈도 못 봤다"라고 했다고 한다. 나를 포함한 초보분들이 새겨들을 만한 말인 것 같다.

4. Band

가능한 한 빨리 Band를 만들어서 연습을 하시기를 바란다. 밴드를 만들어 연습을 하면 다른 악기들과의 호흡, 곡의 구성이나 흐름, 사운드 등에 관한 혼자서 방구석에서 백날 연습해도 얻을 수 없는 Feel과 경험을 얻게 된다.
요새 홍대 앞에 가면 한 시간에 1만5천원이면, Marshall Head가 빵빵하게 구비된 합주실을 이용할 수 있다. 노래방 갈 돈이면 합주실에서 진공관 앰프와 볼륨 걱정 없이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다.

두려워 하지 마시고, 어서 밴드를 만들거나 들어가셔서 급격한 실력향상이 있으시기를 바란다.
 
나이 먹고 (30대 초반^^) 다시 기초부터 익힌다고 삽질을 하고 있는 내 스스로를 반성하고, 많은 초보 방구석 기타리스트들이 나 같은 시간 낭비와 시행착오 하지 마시라고 내 생각을 정리해 봤다. 두서 없이 길게 쓰긴 썼는데, 이미 여러 카페나 뮬 등에 대부분 나와 있는 내용이다. 누구나 다 알지만, 막상 실행은 잘 안되는 그런 기초적인 내용들...

처음 기초를 잘 못 익히면, 나처럼 나중에 그 몇 배의 시간을 투자해도 고치기 힘들다. 조금 지겹더라도 천천히 꾸준히 연습을 하시고,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기를 바란다.

200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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