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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4. 14:11
앙일보가 웬일로 이런 기사를...기사썼으면 반성하고 논조 정부 찬양 좀 그만두기를

모모세 다다시 미쓰이물산 고문

해결 못하면 나라 망해 … 소득 3000만원 이하는 세금 줄여줘야 소비 살아

이코노미스트 11년 전 책을 통해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를 제시해 반향을 일으켰던 미쓰이물산 모모세 다다시 고문. 그는 지금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인가. 예리한 비판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1997년 한·일 공동의 베스트셀러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를 쓴 모모세 다다시(70·미쓰이물산 한국법인 고문)가 또 한 권의 한국 비판서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1963년 일본의 종합상사 도멘의 주재원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1971년부터 약 15년간은 포항제철의 건설 현장에서 현장 책임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 1986년부터는 도멘의 서울지점장으로 수백 개의 한국 기업과 거래하며 박태준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그가 두 권의 한국 비판서를 낸 것은 축적된 ‘경험과 관찰’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비판이란 것은 왕왕 어떤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는 25년 전 생산된 ‘금성 세탁기’를 아직도 쓰고 있다.

며칠 전 모터를 교환하는 애프터서비스를 받았다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검약의 정신 때문만으로 볼 수 없는 애틋한 한국 사랑이 그에겐 있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면 우정 어린 충고도 잔소리가 된다.

아마도 그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우려하고 고심했던 대목이었을 것이다. 『…18가지 이유』가 공감을 얻은 지 11년이 지났지만 그는 한국이 여전히 고통스러운 모색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색의 과정’이란 표현은 그러나 완곡어법이다. 음울한 표정의 비관론자들은 한국이 IMF 시절보다 더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한다. 냉정한 반성과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모세의 예리한 이 한국 비판서는 초판 발행 1주일 만에 재판에 돌입했다.

탈세 막아 세수 공백 메워야

-집권 후 6개월간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강력한 도전을 받았습니다.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통합할 황금 같은 시기를 허송했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쇠고기 협상을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 모르겠어요. 캠프 데이비드에 가져갈 선물로는 한국산 도자기 하나면 충분했는데요. 미국과 협상 전 일본과 협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협상력이 훨씬 강화되었겠지요. 대통령도 급했지만 국민도 성급합니다. 이제 고작 6개월입니다. 그에게도 시간을 줘야죠. 임기 말까지 걸어야 할 길이 멉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는 썩 행복하지 못합니다.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국 관계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요. 이 난관을 양국이 어떤 자세로 풀어가야 합니까.
“독도 문제, 일본 사람들 큰 관심 없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염두에 두고 독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겁니다. 독도 자체를 탐내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분노하는 한국 국민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도자들은 그보다 한발 앞서 나가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일본과 ‘셔틀외교’를 하겠다던 이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져야 합니다.”

-한국 경제가 고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수 부진이 심각합니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까.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사교육비 문제 해결과 서민에 대한 세금 감면입니다. 사교육 문제 해결 못하면 나라 망합니다. 사교육비가 연간 14조원이라던가요? 세계에 이런 나라가 없어요. 사교육비 지출로 가계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대통령이 주도해서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사교육 문제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면 대통령 인기도 올라갑니다. 사교육을 전면 폐지하는 것은 혁명적인 방법이지만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연간 3000만원 이하 소득자에겐 세금을 감면해줘야 합니다. 아주 과감하게 감면해주는 거죠. 그래야 내수가 살아나고 경제에 피가 돕니다.”

-서민 세금 감면하면 세수 공백은 어떻게 메웁니까.
“탈세를 막아야 합니다. 한국처럼 세금 걷기 좋은 나라가 없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모든 세수 정보가 줄줄 나오지요. 그런데 왜 세금을 제대로 걷지 못합니까. 비자금, 탈세, 뇌물은 기업에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닙니다. 정부 특히 국세청에 큰 책임이 있어요. 정부는 돈을 받되, 비자금이나 뇌물로 받을 게 아니라 세금으로 당당히 받아야 합니다.”

-수출이 아무리 잘돼도 고용이 늘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그 과정이 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한국은 인건비가 높은 대신 노동 강도가 센 나라입니다. 돈은 많이 벌지만 직장생활이 피곤합니다. 직장인들의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2교대 3교대를 실시해 일자리를 늘려야 합니다. 그러자면 임금은 깎여야 하지요. 내 임금만 깎이면 못 참지만 온 국민의 임금이 줄어들면 참을 수 있습니다. 임금이 깎이는 대신 늘어난 여가 시간에 자신을 재교육하면서 몸값을 올리고 창의성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고 산업도 발전합니다. 구글이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일견 불가능해 보이지만, 몇 년 이런 고통을 감수하면 반드시 도약의 시기가 도래합니다.”

-올 상반기 한국 경제에 미친 삼성비자금 사건의 충격파가 심각했습니다.
“삼성 문제가 장기화된 것에 저는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일본과 중국, 대만의 경쟁 기업에서는 아마도 쾌재를 불렀을 겁니다. 내가 삼성 특검의 장기화에 반대한 이유는 그것이 실효성도 없이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명분에 이끌려 ‘법대로’ 처리에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진실로 한국 사회의 비자금 관행을 없애려 했다면 대기업들을 한꺼번에 불러 다 조사했어야죠. 삼성 해체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있어도 다른 기업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은 나오지 않더군요.”

-재벌 해체 논리, 과연 가능하고 적합한 주장입니까?
“한국 경제는 아직 재벌의 해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재벌기업을 대체할 중소기업이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외국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계열사 간 상호연계 고리도 당분간 필요하다고 봅니다. 때가 되고 준비가 되면 재벌도 자발적으로 계열사를 분리하고 몸집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재벌기업이 큰 기업답게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세금 잘 내는 것이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공헌입니다.”

대규모 토목공사엔 반대

-한국 자동차, 전자제품이 유독 일본시장 개척에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국 기업은 일본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질은 많이 좋아졌는데 애프터서비스는 엉망입니다. 한국의 그 많은 기업 연구소 연구원, 일본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에 진출하는 동종 업체들이 함께 서비스센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만이라도 시장을 뚫게 되면 전체 일본 시장을 손에 넣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천천히 하더라도 철저하게 해나가야 성공합니다.”

-아직 운하, 신도시 개발 등 대규모 토목공사가 정부를 유혹합니다. 경제에 활력을 가져오리란 기대 때문인데요.
“대규모 토목공사는 이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잠깐 경기를 살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5년 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미래에도 계속 성장해 먹고살 수 있는 산업인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부정적입니다.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미래 첨단산업에 국가적인 목표를 세우고 투자가 이뤄지면 한국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야구의 엄청난 힘과 실력이 경제에서도 발휘될 겁니다.”

한기홍 이코노미스트 객원기자
glutton4@naver.com